조그맣고 따듯한, 보드랍게 돌돌 말린 눈앞의 고양이를 보는 것 같은 생생한 묘사 『고양이』. 작가 특유의 파스텔 톤 맑은 그림은 보들보들하고 때로는 새침하기도 한 고양이의 모습을 무척이나 생생하게 전달해 줍니다. 털의 질감이나 자세 같은 고양이의 특징을 감각적으로 그림 속에 잘 담아냈지요. 털실처럼 돌돌 말린 모습이나 젤리 같은 발바닥은 그 설명처럼 보드랍고, 그야말로 조몰락조몰락 만지고 싶은 촉감을 고스란히 구현했습니다. 또한 각 장면마다 이미지가 단순하게 배치된 구조는 허전하게 느껴지기보단, 하얀 여백과 어우러져 심플하고 담백한 매력을 풍깁니다. 이와 더불어 가늘고 단단한 서체는 가로, 세로쓰기를 반복하며 부드러운 그림에 힘을 더해 주지요. 미소가 절로 나오는 고양이를 계속 보고 있으면, 겨우내 꽁꽁 잠들어 있던 감성이 사르르 녹아내리는 것만 같습니다. 따뜻한 날, 말랑말랑한 감성으로 읽고 싶은 그림책이 나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