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반 물품 상자엔 어떤 비밀이 있을까?”
도깨비를 닮은 도가비 선생님의 특별한 능력이 담긴
친구의 속마음이 들리는 ‘소곤소곤 이어폰’이 생긴다면?
도안초등학교 운동장을 둘러싸고 있는 백 년도 더 된 나무에 새 잎에 돋기 시작했어요. 따스한 봄 햇살을 받은 나뭇잎이 조잘조잘 떠드는 소리가 바람을 타고 이리저리 날아다니는, 오늘은 새 학기가 시작되는 날이에요. 커다란 나무 상자를 두 팔로 껴안고 낑낑대며 걸어오는 도가비 선생님을 보고 나뭇잎들도 잠잠해졌어요. 덥수룩한 머리 양쪽에 삐죽 올라온 머리카락이 마치 도깨비 뿔처럼 보이는 도가비 선생님은 3학년 3반의 담임 선생님이에요.
“얘들아, 교실 뒤 사물함 위에 나무 상자가 보이지? 필요한 친구들은 가져다 쓰도록 해라.” 도가비 선생님의 말씀에 궁금증이 폭발한 개구쟁이 능서가 후다닥 달려가 상자 안을 들여다봤어요. 그때 상자 안에서 뭔가 ‘반짝!’ 하고 푸른빛이 나는 거예요. “어, 이어폰에서 빛이 나네? 신제품인가?” 능서는 호기심이 생겨 얼른 이어폰을 귀에 꽂고 친구들을 봤어요. 어머,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이에요! 같은 반 친구들의 속마음이 크고 선명하게 들리는 거예요!